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는 기생충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혹시 지금도 계신가요?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먼지와 뭉치를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 창문도 잘 안 열고 외출도 전혀 안 하는데 무슨 기생충이냐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심장사상충의 감염 경로를 제대로 알고 난 뒤, 그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실감했습니다.

심장사상충, 실내 고양이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매개합니다. 감염된 개체의 혈액을 흡혈한 모기가 건강한 고양이를 물면서 자충, 즉 미세한 유충이 체내로 유입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모기가 실내에서도 활동한다는 점입니다. 저희 집도 여름에 방충망을 꼭꼭 닫아두지만, 택배 받는 잠깐 사이나 현관문을 열고 닫는 틈새로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실내 고양이와 야외 활동 고양이의 심장사상충 감염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이 예방이 결코 선택 사항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미국 심장사상충학회(American Heartworm Society)의 권고에 따르면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도 정기적인 심장사상충 예방이 필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심장사상충에 강하다"는 말, 저는 오히려 이 말이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고양이의 면역 반응이 유충 단계에서 자충을 사멸시키는 과정에서, 폐동맥 주변에 심각한 섬유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성충으로 자라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 안도가 아니라, 폐에 영구적인 손상을 남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먼지가 기침을 반복했을 때 처음엔 그냥 넘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고양이 심장사상충은 검사에서도 잡히기 어렵습니다. 항원 검사가 음성이 나와도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가 있거든요. 즉, 감염되어 있어도 검사에서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 기침, 빈호흡, 갑작스러운 구토가 반복되는 증상이 고양이 천식으로 잘못 진단되는 사례가 흔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예방약 선택, 고양이 개별 특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가 다음 고민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는 대표적인 스폿온 타입 구충제로는 레볼루션 플러스, 넥스가드 캣 콤보, 브라벡토 플러스, 애드보킷 등이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모두 심장사상충 예방은 물론이고, 벼룩, 진드기, 회충, 촌충 같은 내외부 기생충을 동시에 커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먼지와 뭉치에게 레볼루션 플러스를 쓰고 있는데, 수의사 처방을 거쳐서 선택했고 지금까지 특별한 이상 반응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예방약이 안전하다는 말과, 모든 고양이에게 동일하게 적합하다는 말은 다릅니다. 스코티쉬 폴드인 먼지는 피부가 다소 예민한 편이어서, 도포 부위에 일시적인 발적이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약을 바르고 나서 이틀 정도는 목욕을 자제하고, 도포 부위가 제대로 건조되는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털이 젖어 있거나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은 하루 미뤄서 바르기도 합니다.
먼치킨 뭉치는 또 다른 이유로 신경이 쓰입니다. 스폿은 구충제는 반드시 고양이가 그루밍으로 핥기 어려운 뒤통수 아래, 귀 바로 아래 목덜미에 정확히 도포해야 합니다. 그런데 뭉치처럼 몸이 유연한 고양이는 짧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돌려 핥으려 시도하기 때문에, 약이 완전히 흡수될 때까지 두 아이를 분리해 두거나 제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약을 바른 후 구토나 과도한 침 흘림이 나타나면 경구 흡수를 의심해야 한다는 점, 실제로 경험해 보니 이게 단순한 주의 사항이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개한 동물용 의약품 허가 정보에 따르면, 이들 예방약의 주요 성분은 국내 허가 기준을 거쳐 안전성이 검토된 성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통기한, 고양이 체중에 따른 적정 용량, 그리고 도포 당일 컨디션 확인을 매달 거르지 않습니다. 좋은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매달 1일, 번거로움을 루틴으로 만든 이유
저는 매달 1일을 구충 날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날짜를 잊어버려서 5일, 10일씩 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한 번은 거의 6주가 지나서야 챙긴 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 모기 활동이 활발한 시기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고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휴대폰 달력에 반복 알림을 설정해 두고, 약을 바른 날짜와 제품명, 두 아이의 반응을 메모 앱에 짧게 기록합니다. 투약 후 먹는 양이 줄거나 배변 상태가 달라지면 내부 기생충 감염 여부를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도포 전후 며칠은 먹이 그릇 앞에서의 반응을 좀 더 유심히 살핍니다. 이 작은 기록 습관 덕분에 먼지의 발적 반응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추워지면 모기가 없으니 저도 한때 겨울엔 잠깐 쉬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모기 활동 시기가 예측하기 어려워진 요즘은 그 논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양이 심장사상충은 치료제가 없습니다. 감염이 확인된 뒤에는 증상 완화와 경과 관찰만 가능합니다. 진단도 어렵고 치료도 안 된다면, 예방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매달 약을 바르고 난 뒤 떡진 목덜미를 보면서도 뭉치가 저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눈빛을 받으면서도, 이 루틴을 멈출 이유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먼지와 뭉치가 건강하게 골골송을 부르는 것이, 집사가 매달 챙기는 이 작은 번거로움의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구충제 선택과 투약 방법은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